ㅣ집, 마당, 골목, 터ㅣ공동체를 이루는 최소한의 장치
우리네 마을의 뒤에는 산이 있어 겨울의 한바람을 막아주고, 앞으로는 열려있어 자연을 받아 들이는 모습이다. 집과 집을 연결시키는 유일한 물리적 요소는 골목길이 있고, 가시적으로 소통이 가능하다. 마을의 지세는 유연성을 가지고 뒷산과 닮아 있으며, 앞에 흐르는 물 소리와 바람, 자연의 소리를 얻고 주변과 소통하기 위해 담을 높이 쌓지 않았다. 집앞의 마당에는 생활이 녹아있고, 마당과 골목을 통해 자연스레 안과 밖을 연결 했으며, 담백하게 뚫린 창으로는 자연과 인간의 경계를 나누었지만, 방 안으로 자연의 풍요로움을 내부 깊숙한 곳 까지 받아들일수 있게 했다.
ㄱ.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먹고, 자고, 쉬는 생활과 더불어 공부하고, 탐색하고,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것. 이 전체 생활이 공동체, 현 사회의 작은 축소판이며 일종의 수련, 배움의 과정이다.
ㄴ. 복도는 모두 크고 작은 골목과 만나고, 객실은 각각의 마당을 통해 자연을 향하여 열리게 된다. 이 두 공간 그리고 그곳에서의 생활은 연속적이지만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진다. 복도를 걸을때 마다 마주하는 골목에서 타인과 소통하며 자신을 새롭게 의식하게 되고, 자기 집에 들어서서 마당으로 나가면 주변의 숲, 자연을 만나면서 자신을 다시 인식하게 된다. 공동체의 주체인 [골목,터] 개인생활의 장소인 [집,마당] 이 들 모두 자기와의 만남의 장소가 된다.
ㄷ. 학생들이 10대 시절 대부분을 보내게 되는 '기숙사'라는 공간에서 타인과 또 자신과의 관계, 사회성을 배우게 되며 공동체 생활에 대한 학습과 탐색이 이루어질수 있는 사회적인 공간으로 구성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최소한의 건축적 장치로써 '집, 마당, 골목, 터' 라는 네가지 개념을 세우고 이를 형체화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담아내었다. 우리는 본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개개인의 사적 공간, 집에 이르기 전에 골목과 터를 지나며 자연과 마당과 동료들을 만나면서 자기자신에 대한 더 나은 건전하고 생동감 넘치는 성찰의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